월급이 들어오면 이번 달에는 꼭 돈을 많이 모아야겠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월말이 되면 저축할 돈이 남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월세와 관리비, 보험료처럼 반드시 나가는 돈도 있고 식비와 교통비, 쇼핑비처럼 생활하면서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돈도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예상하지 못했던 약속이나 경조사까지 생기면 처음 계획했던 저축은 다음 달로 미뤄지기 쉽습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월급은 꾸준히 받고 있는데도 통장 잔액은 좀처럼 늘어나지 않습니다.
이럴 때 활용하기 좋은 방법이 바로 월급 자동저축입니다. 월급이 들어오는 날이나 바로 다음 날 일정 금액이 저축 계좌로 자동이체되도록 설정해 두는 방식입니다. 돈을 모두 사용한 뒤 남는 금액을 저축하는 것이 아니라 저축할 돈을 먼저 빼놓고 나머지 금액으로 생활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흔히 이야기하는 '선저축 후소비'를 자동으로 실행하게 만드는 방법이라고 보면 쉽습니다.
하지만 자동저축은 단순히 자동이체 버튼만 눌렀다고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은행이나 금융사마다 자동이체를 설정하는 위치와 방법이 조금씩 다르고, 어떤 상품은 원하는 방식으로 바로 등록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자동이체를 걸었다고 생각하고 안심했다가 실제로는 등록되지 않은 경우도 생길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예전에 자동저축을 해두려고 했는데 제대로 설정하지 못한 적이 있습니다. 월급날이 지나면 저축할 돈이 알아서 빠져나갈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대로 통장에 남아 있었고, 눈앞에 돈이 계속 보이니 결국 생활비처럼 조금씩 사용해버렸습니다. 나중에 계획했던 저축액을 채우지 못했다는 걸 알고 꽤 속상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이후부터는 자동이체를 설정하는 것보다 실제로 정상 등록되었는지 확인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됐습니다. 이 글에서는 월급 자동저축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 얼마를 저축하면 좋은지, 자동이체 날짜는 어떻게 정하면 좋은지, 그리고 은행마다 설정 방식이 다를 때 어떤 부분을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지까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월급 자동저축은 월급날 직후로 설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동저축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정해야 하는 것은 자동이체 날짜입니다. 가능하다면 월급날이나 월급이 들어온 바로 다음 날로 설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매월 25일에 월급을 받는다면 25일이나 26일에 저축 계좌로 돈이 이동하도록 설정하는 방식입니다. 월급이 들어온 뒤 며칠 동안 통장에 돈이 그대로 남아 있으면 '아직 여유가 있다'고 생각해 계획보다 많이 사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축할 금액을 정할 때는 자신의 고정지출과 평균 생활비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월급이 300만 원이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월세와 보험료, 통신비 등 고정지출이 100만 원이고 평균 생활비가 100만 원 정도라면 나머지 금액에서 실제로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저축액을 정해야 합니다. 처음부터 너무 높은 금액을 설정하면 생활비가 부족할 때 다시 저축 통장에서 돈을 꺼내 쓰게 될 수 있습니다.
처음 자동저축을 시작한다면 월 30만 원이나 50만 원처럼 부담 없이 유지할 수 있는 금액부터 시작해도 괜찮습니다. 2~3개월 동안 생활해 본 뒤 여유가 있다면 저축액을 조금씩 높이는 방식이 더 현실적입니다. 중요한 것은 한두 달 많이 저축하는 것이 아니라 몇 년 동안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생활비 통장을 따로 만들어두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월급이 들어오면 저축액은 저축 통장으로 보내고, 한 달 동안 사용할 생활비만 생활비 통장으로 옮겨두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하면 현재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이 명확하게 보여 과소비를 줄이기 쉽습니다.
결국 월급 자동저축의 핵심은 월급이 들어오고 난 뒤 무엇을 살지 고민하기 전에 먼저 저축을 끝내는 것입니다. 소비하고 남은 돈을 저축하는 구조가 아니라 저축하고 남은 돈으로 생활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은행마다 자동이체 설정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등록 여부를 꼭 확인하세요
월급 자동저축에서 생각보다 자주 놓치는 부분이 바로 자동이체 등록 확인입니다. 은행마다 자동이체를 설정하는 메뉴가 다르고, 같은 은행 안에서도 계좌 종류나 금융상품에 따라 설정 방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어떤 곳은 계좌이체 메뉴에서 자동이체를 등록하고, 어떤 곳은 적금 상품 안에서 별도로 자동납입을 설정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자동이체를 설정했으니 끝났다'고 생각하지 말고 등록 내역을 한 번 더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출금계좌와 입금계좌가 맞는지, 자동이체 날짜는 원하는 날짜로 설정되어 있는지, 이체 금액은 정확한지까지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처음 등록했다면 다음 이체 예정일이 제대로 표시되는지도 함께 확인해 보세요.
저도 예전에 자동저축을 걸어두려고 했는데 실제로는 제대로 등록되지 않은 적이 있습니다. 당연히 월급날이 지나면 저축할 돈이 빠져나갈 거라고 생각했지만 통장에는 그대로 돈이 남아 있었습니다. 문제는 돈이 계속 보이니까 어느 순간 생활비처럼 사용하게 됐다는 것입니다. 조금씩 사용하다 보니 결국 그달에는 계획했던 금액을 저축하지 못했습니다. 자동저축을 하려고 했는데 오히려 통장에 돈이 남아 있어서 더 쓰게 된 셈입니다.
이 경험 이후에는 자동이체를 설정한 날뿐 아니라 첫 이체일이 지난 뒤 실제로 돈이 정상적으로 빠져나갔는지도 확인하는 편입니다. 자동이체가 한 번 제대로 설정되면 이후에는 편하지만 첫 설정이 잘못되어 있으면 몇 달 동안 저축 계획이 틀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 자동이체일에 출금계좌 잔액이 부족하면 이체가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이후 다시 출금되는지, 그달 자동이체가 그대로 취소되는지는 금융회사나 상품별로 다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자동이체일 전에 출금계좌에 필요한 금액이 충분히 있는지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장 편한 방법은 월급이 들어오는 통장에서 바로 저축 계좌로 자동이체되도록 설정하는 것입니다. 중간에 다른 계좌를 거치면 이체 누락이나 잔액 부족이 생길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월급 통장을 자동저축의 중심 계좌로 활용해 돈의 흐름을 최대한 단순하게 만들어보세요.
저축 목적을 나누면 자동저축을 중간에 깨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자동저축을 할 때 모든 돈을 하나의 통장에 모으기보다 목적에 따라 구분하는 방법도 좋습니다. 당장 필요한 비상금과 몇 년 뒤 사용할 결혼자금, 여행자금, 자동차 구매자금은 사용 시점이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가장 먼저 준비할 수 있는 것은 비상금입니다. 갑작스러운 병원비나 자동차 수리비처럼 예상하지 못한 지출이 생겼을 때 사용할 돈입니다. 비상금이 없으면 예상 밖의 지출이 발생할 때마다 적금을 해지하거나 저축한 돈을 다시 꺼내 사용하게 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100만 원처럼 부담이 적은 목표부터 만들고, 이후 생활비 수준에 맞춰 점차 늘려가면 됩니다. 비상금이 어느 정도 만들어졌다면 이후에는 여행자금, 자동차자금, 결혼자금처럼 자신의 목표에 맞게 자동저축을 나눠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매달 80만 원을 저축할 수 있다면 50만 원은 장기 목돈 마련, 20만 원은 비상금, 10만 원은 여행자금처럼 나눌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이미 비상금이 충분하다면 해당 금액을 장기 저축이나 다른 목표에 더 배분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통장을 너무 많이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목적이 지나치게 세분화되면 오히려 관리하기 번거로워질 수 있습니다. 비상금, 단기 목적자금, 장기 저축처럼 자신에게 필요한 정도로만 나누면 충분합니다. 돈마다 이름을 붙여두는 것만으로도 모은 돈을 쉽게 소비하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