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를 처음 시작하면 어떤 종목을 사야 할지부터 고민하게 됩니다. 삼성전자처럼 익숙한 국내 기업을 살지, 미국의 유명 기술주에 투자할지 찾아보다 보면 선택지가 너무 많아 오히려 결정하기 어려워집니다. 저도 투자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개별 종목뿐 아니라 ETF를 함께 살펴보게 됐습니다. 한 기업을 직접 선택하는 것보다 여러 기업에 한 번에 분산해서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이 특히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ETF는 특정 지수나 산업, 자산 등을 추종하도록 구성된 상장지수펀드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대표적인 대형주에 분산투자하는 ETF를 매수하면 한 기업만 선택하지 않아도 여러 기업에 동시에 투자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개별 기업의 실적을 하나씩 분석하기 어렵거나 월급날마다 일정 금액을 장기간 모아가고 싶은 직장인에게 ETF가 자주 언급되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ETF라고 해서 모두 안정적인 것은 아닙니다. 미국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상품부터 기술주, 반도체, 배당주, 채권, 특정 테마에 집중하는 상품까지 종류가 매우 다양합니다. 이름에 ETF가 붙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위험이 낮은 것도 아닙니다. 특정 산업에 집중하거나 레버리지 구조를 사용하는 ETF는 가격 변동이 상당히 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 ETF에 투자한다면 최근 수익률이 가장 높은 상품을 찾기보다 내가 어떤 시장에 투자하고 싶은지부터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장기적으로 미국 전체 시장의 성장을 기대하는지, 기술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조금 더 높게 보는지, 배당이나 현금흐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에 따라 선택할 ETF도 달라집니다. 이번 글에서는 처음 투자를 시작하는 직장인이 알아두면 좋은 대표적인 ETF 유형과 ETF를 고를 때 확인해야 할 기준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처음이라면 시장 전체에 분산하는 ETF부터 살펴보세요
ETF를 처음 알아본다면 가장 먼저 미국의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상품부터 공부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대표적으로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ETF가 있습니다. S&P500은 미국을 대표하는 대형 기업들로 구성된 지수로, 하나의 ETF를 통해 다양한 산업의 기업에 분산투자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미국 시장에 상장된 대표적인 S&P500 ETF로는 VOO, IVV, SPY 등이 있습니다. 세 상품 모두 같은 대표지수를 추종하지만 운용사와 비용, 거래량 등 세부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가장 유명한 상품을 선택하기보다 장기간 보유할 목적이라면 총보수와 거래 편의성 등을 비교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미국 기술주 비중을 조금 더 높이고 싶다면 나스닥100을 추종하는 ETF도 많이 살펴봅니다. 대표적으로 QQQ와 QQQM 등이 있습니다. 나스닥100에는 대형 기술기업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기술산업이 성장할 때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반면 S&P500보다 특정 업종에 대한 집중도가 높다는 점도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특히 QQQM은 장기투자 목적으로 나스닥100을 모아가는 투자자들이 비교 대상으로 자주 살펴보는 ETF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기술주가 많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은 상승 가능성만큼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 변동도 커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최근 기술주가 많이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투자하기보다 자신의 전체 자산 가운데 어느 정도를 배분할 것인지 생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국 주식시장에 조금 더 넓게 투자하고 싶다면 전체 시장을 추종하는 ETF도 있습니다. 이처럼 같은 미국 주식 ETF라고 하더라도 S&P500, 나스닥100, 미국 전체시장 등 추종하는 지수에 따라 실제 보유 기업과 비중이 달라집니다.
국내 증권시장에서 거래되는 ETF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국내에는 S&P500이나 나스닥100 등 해외 주요 지수를 추종하는 ETF가 다양하게 상장되어 있습니다. ISA나 연금계좌 등을 활용해 투자하려는 경우에는 계좌에서 어떤 상품을 거래할 수 있는지와 세제 적용 방식 등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초보자에게 중요한 것은 ETF 개수를 많이 늘리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투자하려는 ETF가 어떤 지수를 따라가는지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처음에는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중심으로 공부하고 이후 자신의 투자성향에 따라 다른 자산을 추가하는 편이 이해하기 쉽습니다.
성장형·배당형 ETF는 투자 목적에 맞게 선택하세요
대표지수 ETF를 이해했다면 자신의 투자 목적에 따라 성장주나 배당주에 투자하는 ETF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같은 ETF라도 어떤 기업을 담느냐에 따라 기대할 수 있는 수익과 가격 변동의 특징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성장 가능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앞서 이야기한 나스닥100 ETF처럼 기술기업의 비중이 높은 상품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배당을 꾸준히 지급해온 기업에 관심이 있다면 배당주를 중심으로 구성된 ETF를 공부해 볼 수 있습니다.
미국 배당 ETF 가운데 많이 알려진 상품으로는 SCHD가 있습니다. 배당을 지급하는 미국 기업 가운데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종목으로 구성되는 ETF입니다. 배당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투자자들이 자주 살펴보지만 SCHD 역시 주식에 투자하는 ETF이므로 주가가 하락할 수 있고 배당금도 항상 같은 수준으로 유지된다고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배당수익률이 높은 ETF가 반드시 좋은 ETF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배당을 많이 받더라도 ETF 가격이 크게 하락하면 전체 투자수익은 좋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배당률 하나만 비교하기보다 어떤 기업을 보유하고 있는지와 장기간의 운용 방식 등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S&P500과 나스닥100, 배당 ETF를 모두 조금씩 매수하는 방법도 있지만 ETF의 개수가 많다고 자동으로 분산투자가 잘되는 것은 아닙니다. 서로 다른 ETF가 같은 대형 기술주를 상당 부분 보유하고 있다면 실제로는 투자 대상이 겹칠 수 있습니다. ETF를 추가할 때는 기존에 보유한 상품과 어떤 종목이 중복되는지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월급으로 투자한다면 매달 일정 금액을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방법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매달 투자할 수 있는 돈이 50만 원이라면 자신의 투자성향에 맞는 비중을 정하고 꾸준히 투자하는 것입니다. 다만 구체적인 비중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나이와 소득뿐 아니라 보유자산, 투자기간, 향후 필요한 목돈과 가격 하락을 견딜 수 있는 정도가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특히 몇 년 안에 결혼이나 자동차 구매, 주택 마련처럼 큰돈을 사용할 계획이 있다면 해당 자금까지 모두 주식형 ETF에 투자하는 것은 주의해야 합니다. 장기간 사용하지 않을 투자자금과 가까운 시기에 사용할 목적자금을 구분하는 것이 ETF 선택보다 먼저입니다.
ETF 추천 목록보다 수수료와 투자 구조를 먼저 확인하세요
ETF를 검색하면 '미국 ETF TOP10', '평생 모아갈 ETF', '월급날 사야 할 ETF'처럼 다양한 추천 목록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저 역시 ETF를 알아볼 때 이런 목록을 참고하지만 추천되었다는 이유만으로 바로 매수하지는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ETF라도 누구에게는 적합하고 누구에게는 맞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ETF를 고를 때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추종지수입니다. 상품 이름이 비슷하더라도 실제로 어떤 지수를 따라가는지에 따라 구성 종목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ETF 운용사 홈페이지에서 구성종목을 확인해 보면 내가 생각했던 투자 대상과 실제 투자 대상이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운용보수 등 비용도 확인해 보세요. ETF는 장기간 보유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작은 비용 차이라도 투자기간이 길어지면 누적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비용이 가장 낮은 상품이 항상 최선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동일하거나 유사한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비교할 때 참고할 만한 요소입니다.
ETF의 규모와 거래량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투자할 상품이라면 운용규모와 거래의 편의성 등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분배금을 지급하는 상품이라면 분배 주기와 과거 지급 내역도 참고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과거에 분배금을 지급했다는 사실이 앞으로도 같은 금액을 지급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레버리지와 인버스 ETF는 특히 구조를 이해한 뒤 접근해야 합니다. 이름만 보면 특정 지수의 두 배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일간 수익률을 기준으로 설계되는 경우가 많아 장기간 보유했을 때 단순히 지수의 누적수익률을 두 배로 따라가는 것과는 다른 결과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처음 장기 적립식 투자를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상품 구조를 충분히 이해하지 않은 상태에서 높은 수익률만 보고 선택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해외 ETF에 직접 투자할 것인지 국내 상장 해외지수 ETF를 활용할 것인지도 생각해 볼 부분입니다. 거래통화와 환전, 세금, 사용할 수 있는 계좌 등에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ISA나 연금저축 같은 절세 계좌를 활용한다면 해당 계좌에서 매수할 수 있는 상품과 세제 구조를 확인한 뒤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국 ETF 추천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어떤 ETF가 제일 많이 오를까?'가 아닙니다. 내가 어떤 시장에 투자하고 싶은지, 몇 년 동안 투자할 수 있는지, 가격이 크게 하락했을 때도 계속 보유할 수 있는지를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처음 ETF를 공부한다면 S&P500처럼 넓게 분산된 대표지수 ETF를 기준점으로 삼고, 성장주 비중을 높이고 싶다면 나스닥100, 배당에 관심이 있다면 배당 ETF처럼 하나씩 비교해 보는 방법이 이해하기 쉽습니다. 이후 각 ETF의 구성종목과 비용, 위험을 직접 확인하고 자신에게 필요한 상품만 선택하면 됩니다.
ETF는 하나의 상품으로 여러 기업에 투자할 수 있어 편리하지만 'ETF니까 안전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시장이 하락하면 ETF 가격 역시 크게 떨어질 수 있습니다. 비상금과 가까운 시기에 사용할 목돈은 따로 준비하고 장기간 사용하지 않을 여유자금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남들이 추천하는 ETF를 그대로 따라가기보다 내가 왜 이 ETF를 매달 사고 있는지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이해한 뒤 투자해 보세요. 결국 오래 가져갈 수 있는 ETF는 가장 화려한 상품이 아니라 자신의 투자 목적과 성향에 맞는 상품입니다.